![]() |
경기청년뉴딜 교육생 이민정 씨가 강의실에서 수업을 듣고 있다 |
결국 부담감에 못 이겨 스스로 가게를 그만두기로 했다. 프리랜서인 남편 수입만으로 살기는 불안했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막상 일하던 가게를 그만 두고 나니 무엇을 해야 하나 막막했다. 이력서 쓰는 방법도 모르겠고 면접은 어떻게 볼까 갑갑했다.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았다. 당장 생활비 문제가 터졌다. 무조건 아끼면 될 것 같았지만 그 것도 한계가 있었다. 친구를 만나 웬만한 식당에 가는 건 엄두도 못 낼 노릇이었다. 싸구려 식당에 가자고 하면 친구들이 "왜 그래?"하면서 눈치를 챌 거 같았다. 최대한 친구 만나는 횟수를 줄여야 했다. 점점 약속도 없어졌다.
커피숍은 가본 지 오래다. 이씨의 생활에서 '여유'가 사라졌다. 집 밖에 나가기가 두려워졌고 항상 집에 있으니 점점 자신감이 없어졌다. 미래가 불확실해졌다. 현실도 불안해져 눈물을 흘리는 날이 늘어갔다. TV에서 취업난 뉴스를 보면 상실감과 절망감은 더욱 커졌다.
무기력증에 걸려 사람 만나는 것조차 두려워졌다. 초기 우울증 증세였다. 남편이 눈치 채고는 매일 저녁 가볍게 집 주변을 산책시키며 기운을 북돋아줬지만 잠깐 제정신으로 돌아오는 것은 그 때 뿐이었다.
어느 날 사정을 잘 아는 지인이 취업에 도움이 될거라며 '경기청년뉴딜'을 소개시켜줬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경기청년뉴딜'을 알아보니 참여자 대부분이 취업에 성공한다고 했다. 희망을 가져보기로 했다. 설레는 마음으로 교육생 모집에 신청했고 2009년 마지막 기수인 6기 교육생으로 선발됐다.
경기청년뉴딜의 교육을 전담하고 있는 최현정 컨설턴트는 이씨를 보고 취업 우울증을 겪고 있다는 것을 금세 알아챌 수 있었다. 우선 이씨의 우울증 치료를 위해 스마일요법과 1대1 집중 상담에 노력을 기울였다.
교육 3주차쯤 됐을까. 이씨는 점점 자신감을 회복해가는 자신을 발견했다. "상담프로그램을 통해 지난 일주일간 무엇을 했는지 등을 이야기하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취업뿐 아니라 평소 심리적 안정과 긍정적 자세에 대한 조언을 많이 들었어요. 밝게 면접을 볼 수 있는 마음상태를 만들어 주시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 |
취업광장을 찾은 구직자가 상담을 받고 있다 |
최현정 컨설턴트는 "이민정씨는 이제 '청년뉴딜 찬양자'에요. 교육 받는 어느 누구보다 열정으로 가득 차 있지요"라며 대견하게 웃어 보였다.
경기청년뉴딜 취업광장 최원익 팀장은 "구직자들이 취업에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는 대표적으로 심각한 미스 매칭이다. 한마디로 구직자와 구인업체간의 눈높이가 맞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높은 스펙(구직자의 학력·학점·토익 점수 등을 일컫는 말) 청년실업자가 많은 우리 현실에 적합한 취업지원 프로그램이 무엇일까 고민하는 과정에서 맞춤형 컨설팅이 나왔다"면서 "마구잡이식 취업이 아니라 구직자 개개인의 희망과 적성을 반영해 기업과 연결해 주기 때문에 참가자의 만족도가 높고, 이직률이 낮다"고 했다.
현대리서치연구소에 따르면 2008년 '경기도 주요 경제정책 만족도'를 평가한 결과 경기청년뉴딜의 '밀착상담'프로그램에 만족한다는 응답은 전체의 89.5%로 나왔다. 경기청년뉴딜사업은 지난해까지 총 6980명이 참여해 취업률이 70%를 넘었고 이직률은 5% 미만으로 나타났다.
'경기청년뉴딜' 사업은 참가자가 교육을 받는 6주간 30만원의 참여수당을 내준다. 또 인턴 근무 희망자를 인턴으로 채용한 기업에게 총 3개월간 월 80만원을 지원한다. 인턴으로 근무하던 이가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또다시 채용장려금이 지원된다. 구직 촉진을 위한 이중삼중 장치가 만들어져 있는 셈이다.
경기청년뉴딜사업에 참여하고 싶은 사람은 경기인재포털 "인투인"(www.intoin.or.kr)이나 경기도 고용정책과(031-249-3077)로 연락하면 된다.